경제

비트코인, AI, 에너지, 지정학의 나비효과

f4m 2025. 6. 28. 15:26

현재 세계 경제는 언뜻 보기에는 관련 없어 보이는 여러 요소들이 강력하게 얽혀 예상치 못한 파급 효과를 낳고 있음.


특히 비트코인 채굴, 전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 급부상하는 인공지능(AI) 기술, 그리고 복잡한 지정학적 갈등이 상호작용하며 중대한 경제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이러한 요소들은 개별적인 현상이 아니라 서로를 증폭시키며 글로벌 경제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키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 중임.


비트코인 채굴은 '작업 증명(Proof of Work)'이라는 방식으로 이루어짐.


이는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어 블록을 생성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받는 과정임.


하지만 이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전력이 필요함.


비트코인 네트워크 전체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이미 여러 국가의 총 전력 소비량을 넘어선 수준에 도달했음.


Cambridge Bitcoin Electricity Consumption Index (CBECI)에 따르면, 2025년 6월 28일 기준 비트코인 연간 전력 소비량은 약 145 테라와트시(TWh)에 달함. 이는 스웨덴(약 138 TWh), 스위스(약 57 TWh), 아일랜드(약 30 TWh) 등의 연간 총 전력 소비량을 능가하는 수치임. 2023년 기준으로도 비트코인 채굴은 벨기에, 핀란드 등 유럽 국가들의 연간 전력 소비량을 초과한 바 있음.


초기에는 중국의 값싼 석탄 전력이 비트코인 채굴의 주 동력이었음.


하지만 2021년 5월 21일 중국 정부가 암호화폐 채굴을 전면 금지하는 강력한 조치를 시행했음.


이로 인해 대규모 채굴업자들은 값싼 전력과 비교적 완화된 규제를 찾아 다른 국가들로 대거 이동했음.


그 결과 대표적인 새로운 채굴 거점으로 미국(텍사스),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이 급부상했음.


미국 텍사스 주는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과 상대적으로 완화된 전력 시장 규제로 인해 비트코인 채굴의 새로운 허브로 각광받았음.


특히 텍사스의 전력망은 미국 내 다른 주와 연결되지 않은 독립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음.


이러한 고립된 전력망은 외부 간섭이 적다는 장점과 동시에, 내부적인 수급 불균형에 매우 취약하다는 단점을 가짐.


실제로 2021년 2월, 텍사스는 극심한 한파로 인해 전력망 붕괴 직전까지 가는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겪었음.


또한 2022년 여름에도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전력 비상령이 발동되는 등 전력망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음.


이러한 극한 기후 조건에서 대규모 채굴 시설은 전력망 안정성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옴.


채굴장이 전력 수요 피크 시점에 갑자기 전력망에서 이탈하거나, 반대로 전력 수요를 급증시켜 전력 가격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임.


ERCOT(텍사스 전력 신뢰 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6월 28일 기준 텍사스 내 비트코인 채굴 시설의 계약된 총 전력 수요는 약 3.5기가와트(GW)에 이름. 이 수치는 해당 채굴 시설들이 1년 동안 최대로 소비할 수 있는 전력량을 나타냄.


이는 약 350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의 전력에 해당함.


ERCOT은 향후 2026년까지 텍사스 내 비트코인 채굴 관련 전력 수요가 6GW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전력 수급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임.


카자흐스탄 역시 풍부한 석탄 자원을 기반으로 한 저렴한 전력 덕분에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이 대거 몰려들었음.


하지만 채굴 시설의 급격한 증가는 곧 카자흐스탄 내부의 전력 부족 현상과 기존 발전소의 과부하를 초래했음.


이는 결국 전국적인 정전 사태를 여러 차례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됐음.


2021년 10월 22일, 카자흐스탄 정부는 심각한 전력 위기에 직면하여 비트코인 채굴 시설에 대한 전력 공급을 제한하는 등의 강력한 규제 조치를 시행했음.


이로 인해 많은 채굴업자들이 다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연쇄 반응이 나타났음.


러시아 역시 저렴한 전력 요금과 추운 기후(채굴 장비 냉각 비용 절감 효과) 덕분에 암호화폐 채굴업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이었음.


그러나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서방 국가들의 강력한 경제 제재가 부과되면서 러시아 내 채굴 환경은 더욱 복잡해졌음.


국제 송금 제한과 금융 제재는 채굴된 암호화폐를 현금화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음.


또한 서방 기술 기업들의 철수로 채굴 장비 공급 및 유지보수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음.


러시아 내부의 전력망도 서방 제재로 인한 부품 공급난과 유지보수 문제로 안정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제기됨.


이처럼 비트코인 채굴은 전 세계 각지의 전력 시장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해당 지역의 에너지 정책과 안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을 중심으로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촉발했음.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줄면서 유럽은 대체 에너지 찾거나 전력 소비 줄여야 하는 상황임.


에너지 가격 급등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고, 이는 세계 경제 불안정성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 됐음.


유럽연합 통계청 유로스탯(Eurostat)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EU의 평균 전기료는 킬로와트시(kWh)당 €0.31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 상승했음. 전쟁 이전인 2021년 1분기 평균 전기료는 약 €0.21이었으며, 2022년 3분기에는 €0.35까지 급등한 바 있어 현재 €0.31은 과거 전쟁 이전보다 약 47%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


이러한 에너지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AI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은 또 다른 전력 수요의 거대한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음.


GPT-4o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 훈련시키고 실제 서비스에 운영하는 데 필요한 컴퓨팅 자원과 전력량은 상상을 초월함.


단일 AI 모델 학습에만 수천 개의 GPU(그래픽 처리 장치)가 동시에 가동되며 막대한 전력을 소비함.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AI 인프라 확장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붓고 있음.


이는 전 세계적으로 수백 개의 새로운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들 데이터 센터는 엄청난 전력을 요구함.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AI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총 전력 소비량의 6%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됨.


이는 현재 전 세계 데이터 센터가 소비하는 전력량의 약 6배에 달하는 엄청난 증가세임.


예를 들어, 챗GPT와 같은 AI 모델을 한 번 검색하는 데 드는 전력량은 약 2.9Wh(와트시)로 추정됨.


이 수치는 일반적인 전구 100W를 약 3분간 켜는 것과 맞먹는 양임.


만약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매일 AI 서비스를 사용한다면, 그 총 전력 소비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임.


에너지 기업들은 이러한 AI 데이터 센터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새로운 발전소 건설이나 대규모 재생에너지 투자에 대한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음.


비트코인 채굴, 에너지 위기, AI의 부상이라는 세 가지 요소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세계 경제에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음.


전력 수요 경쟁이 극도로 심화되고 있음.


비트코인 채굴 산업과 AI 데이터 센터 산업은 모두 막대한 양의 전력을 소비하는 거대 전력 소비자임.


이들은 한정된 전력 자원을 놓고 직접적으로 경쟁하게 되는 구조임.


이러한 전력 수요의 동시 증가는 결국 전 세계적인 전기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음.


전기료 상승은 기업의 생산 비용을 증가시키고, 최종적으로는 가계의 부담을 가중시키며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추길 수 있음.


국제에너지기구(IEA)는 AI와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가 2028년까지 현재의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


이는 전력 시장에 상당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됨. 2022년 전 세계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약 240~340TWh였으며, AI 모델 훈련과 운영에 필요한 전력이 급증하면서 2026년에는 최소 500TWh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됨. 이는 2025년 6월 기준 글로벌 태양광 및 풍력 발전 설치 용량 약 1,900GW가 생산하는 연간 전력량(약 3,500TWh)과 비교했을 때 전체 재생에너지 생산량의 약 14%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옴.


재생에너지 전환 압박과 그에 따른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음.


비트코인 채굴업자 중 상당수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을 의식하여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


AI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들 역시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적극적으로 선호함.


이러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움직임은 언뜻 환경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방향으로 보임.


하지만 문제는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 속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점임.


재생에너지 발전은 날씨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변동하는 간헐성 문제를 안고 있음.


이로 인해 전력망의 안정성이 저해될 수 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존 화석 에너지 발전 의존도가 역설적으로 심화될 수도 있음.


발전량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한 대규모 에너지 저장 장치(ESS) 기술 발전도 전력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실정임.


지정학적 갈등이 더욱 연료화되고 있음.


에너지 가격 상승은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을 더욱 부추기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갈등은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을 직접적으로 뒤흔들었음.


이는 다시 비트코인 채굴과 AI 인프라 구축 비용에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경제 불확실성을 높임.


중동 지역의 지속적인 불안정성, 특히 이스라엘-하마스 분쟁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으로 인한 긴장 고조는 글로벌 원유 가격을 상승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


2025년 상반기 국제유가(WTI 기준)는 배럴당 90달러대에서 100달러대 초반까지 오르내리며 변동성을 보였음. 이는 2020년 4월 기록했던 역사적 저점(마이너스 유가)이나 2008년의 140달러대와 비교하면 안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2021년 평균 68달러, 2023년 평균 77달러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지정학적 긴장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됨.


이는 운송비 증가와 생산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최종 소비재 가격에 전가됨.


또한 에너지 안보에 대한 각국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특정 에너지 자원인 원유, 천연가스, 리튬, 코발트와 같은 핵심 광물 자원을 둘러싼 지정학적 대립이 더욱 격화될 수 있음.


AI 기술 개발에 필수적인 반도체와 희귀 광물 자원의 공급망 역시 지정학적 갈등의 중요한 대상이 되고 있음.


이는 단순히 에너지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첨단 기술 패권 경쟁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가속화되면서 공급망 다변화 비용이 증가하고 있음.


결국 비트코인 채굴, 에너지 위기, 그리고 AI의 폭발적인 성장은 서로 밀접하게 얽혀 세계 경제에 예측 불가능한 변동성을 더하고 있음.


현재의 에너지 및 기술 패러다임 전환기에서 각국의 정책 결정은 미래 세계 경제의 향방을 좌우할 중대한 의미를 가짐.


이는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필수적인 도전 과제로 인식됨.


이러한 복합 위기 속에서 새로운 산업 구조와 에너지 시스템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음.


에너지 효율적인 AI 모델 개발과 친환경 채굴 기술에 대한 연구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됨.


각국은 자국의 전력망 회복탄력성 강화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할 것으로 보임.


분산 에너지 시스템과 스마트 그리드 기술 도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임.


기후 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과 에너지 안보 목표가 더욱 긴밀하게 연결될 것으로 보임.


자원 민족주의가 심화될 위험도 존재하며, 이는 글로벌 무역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


동시에 새로운 에너지 기술과 자원 개발에 대한 국제 협력의 필요성도 더욱 커질 것임.


에너지 빈곤 문제와 기술 격차는 더욱 심화될 수 있어 이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이 요구됨.


장기적으로는 에너지와 AI 기술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